
최근 정부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추진하며.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에 관한 추진과제를 설정하였다. 디지털 뉴딜에 포함된 주요 핵심 대표과제 중 데이터 댐과 그린 스마트 스쿨에 대해서 우리가 참고할만한 타산지석을 이스라엘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데이터 댐은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하여 유용한 정보로 재구성한 집합 시스템으로 단지 데이터 자원의 축적에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D(데이터)·N(네트워크)·A(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혁신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에 비유한다. 소개하는 이스라엘 데이터 댐 구축사례 두 가지 중 하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낙농업 데이터 댐‘이고, 다른 하나는 스타트업 국가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창업 초기지원 시스템 프로그램인 트누파(TNUFA)이다.
이스라엘 종축개량협회(ICBA)가 운영하는 가축등록제도(HERD BOOK)은 실시간 기준 전산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두당 착유량, 우유성분, 족보, 임산기록, 건강상태 자료 등을 실시간으로 취합하며, 등록된 데이터를 통한 족보 및 유전자 관리를 통해 통제된 육종과 품종개량으로 이스라엘 홀스타인 품종을 정착시켰다. 주목할 것은 이스라엘 낙농 데이터 네트워크가 종축개량협회(ICBA)의 HERD BOOK(www.icba.org.il) 중심으로 서로 연결된 사이트 보유자인 유관기관이나 단체인 낙농진흥회(IDB, Israel Dairy Board), 농촌진흥청, 수의협동조합(HAHAKLAIT), 민간기업인 종축개량회사(SION), 유가공업체, 사료회사, 착유/사양관리 시스템 공급업체 등이 유기적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고 제공하는 유기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구축되는 데이터 댐의 공공재라야 데이터의 가치 부여 극대화를 위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정제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고 산통이 수반되더라도 데이터 댐 구축에는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합의와 협력을 토대로 데이터 수요자 공급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공공방식을 설계하고 추진하여야 한다. 이스라엘 낙농 데이터 댐인 Dairy Network은 50년의 정성과 노력의 산물이며 세계최고 수준의 이스라엘 낙농업을 든든히 받히고 있다.
이스라엘 경제부(Ministry of Economy) 소속 수석과학관실에서 관장하는 산업기술창업 초기지원(pre-seed grants)-트누파(TNUFA)는 기술자, 기업인, 발명가가 창업과정에서 종자돈을 제공하여, 벤처캐피털 투자나 기업파트너 확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업하는 사업의 기술적, 경제적 평가, 사업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지원 대상은 개인 사업가나 창업 일 년 미만의 기업을 위주로 하며 평가위원회 심사위원이 몇 주간 창업자를 동행하며 심사와 분석을 한다. 지원금액은 신기술 아이디어 개발과 컨설팅비, 특허비, 시제품 준비와 사업계획 설립, 시장조사, 기술성/사업성 평가, 전략적 파트너의 물색비용 등을 포함하는데, 사업 예산의 최대 85%까지, 지원 총액 $50,000까지 지원하며 상환의무가 없다(Grant). 연간 약 500개 정도 사업이 신청하는데, 그 중 25% (약 120-130) 승인을 받는데, 신청에서 승인여부 결정까지 평균 45일 소요된다. 심사와 선발은 120명 정도의 심의평가자가 심사 결과를 리포트로 작성하여, 심사위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최종 지원자를 선정한다. 선정위원회는 기술 혁신성/시장규모/수익성/창업자 전문성 중시한다고 표방한다. 심사평가자는 계약직으로 석사 이상 학력에 최소 3년 이상 산업체 경력자/우수 엔지니어 출신을 매년 3-40명을 신규 선발, 또는 기존 심의관과 재계약을 통해 수요와 창업 트랜드에 맞춰 신축적으로 분야와 수를 조정하고 있다. 트누파는 선발된 창업자가 성공적으로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TI)에 입주하거나 VC 또는 엔젤 투자를 받는 단계까지 관여한다. 지원을 받은 120여 창업자중에서 평균 20% 정도(약 25 개 창업회사)가 성공하여 사업을 계속하고 나머지 80%는 실패한다. 중요한 자산으로 공개되는 매년 약 100 개 창업아이템의 실패사례는 새로운 창업 희망자를 위한 도전의 초석으로 데이터 댐에 합류하여 데이터로 소중하게 보관된다. 트누파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 부담 없이 일을 저지르게 돕고, 잘 드러나지 않는 시장실패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정부지원 방식 중 하나인데 데이터 댐에 존재하는 실패사례 정보의 유용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것이다. 도전과 아이디어는 창업자의 몫이고, 검증과 실패관리는 사회가 제공한다는 아이디어 검증과 실패관리 의 사회적 시스템 구축 사례이며 질적 데이터가 데이터 댐에 어떻게 융합되는지 고민하도록 해준다. 트누파 프로그램의 질적 데이터 공개 범위와 처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스라엘의 스마트 스쿨은 에듀테크와 연관성이 높다. 에듀테크는 교육에 미디어, 디자인,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가상현실(AR), 증강현실(VR),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3D 등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학습자의 교육 효과를 높이는 산업으로, 전문가들은 글로벌교육 시장규모가 2025년 500조원에 달하며 계속 비약적인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을 on-line으로 제공하는 이러닝(e-learning)에서 시작하여, 기술(Technology), 자동화(Automation), 재교육(Re-skilling, Up-Skilling)으로 진화하며 맞춤형(Personalization), 접근성(Accessibility), 그리고 유연성(Flexibility)을 점차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500 에듀테크(EdTech) 창업회사들이 활약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텔에서 펜티엄/센트리노를 개발한 물리 슈무엘 에덴은 이스라엘 에듀테크의 방향을 잘 대변한다, “현재의 교육 공공부문은 미래에 남아돌 노동력과 도태될 직업을 현재 교육과 경제시스템이 대응하지 못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할 것이며.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해서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과 직위를 만들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미래세대를 준비시켜야만 하며, 유치원에서부터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스라엘 에듀테크 산업의 발달배경에는; 1) 이스라엘 Startup Nation 창업국가 생태계, 2) 우수한 대학교와 연구기관, 3) 과학기술교육과 영재교육을 우대하고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4) 창의성이 발현되는 사회적 문화적(종교적) 유산, 5) 실패를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가치관 정립과 가정교육 등이 거론된다. 질문할 줄 모르는 자를 바보라고 부르며, 실패하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훈련을 인성교육의 핵심으로 여기는 문화가 첨단 에듀테크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에듀테크의 발달이 지식 습득에 필요한 커리귤럼과 교사의 역량을 점점 획기적으로 지원하게 되며, 학습자의 태도와 인성교육이 오히려 주목받고 있다. 에듀테크가 학교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한다는 균형 추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듀테크 발달이 오히려 학교 본연의 기능을 재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교육체제에 각 학교 수준의 자율성이 권장되면서 중앙 정부의 통제적 교육에서 시민적 개인주의 교육으로의 변화가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초중고(12년) 학부모들이 교과과정의 25%를 결정하는 자율적 교육 방침은 학교가 좀 더 전반적인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유도하는 방책이다. 교육당국보다 교장과 교사들의 권한을 더 강화시키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 운영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권장하여 교육 당사자들 간의 협력과 선의의 경쟁이 교육체제에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교육부에서 강조하는 학교의 주요활동을 나열해 보면; 1) 마약과의 전쟁과 안전한 학교 환경조성을 위해 초등학교와 유치원에서 상담시간 운영과(5,600시간, 하루 평균 25시간) 학부모들을 위한 세미나 운영, 2) 학생에게 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교육, 3) 학습장애 학생들을 찾아내고 평가하는 방법의 개선, 4) 학업중단 비율을 줄이고 대학입학시험 합격률 증대, 5) 양성평등을 고취, 6) 이민자 학생들의 히브리어 능력 향상(200 개 중등학교에서 250개 스터디그룹 운영), 이스라엘 교육에서 에듀테크 발달에 대한 반응으로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의 황금률을 고민하는 양상이 스마트 스쿨을 지향하는 우리나라 교육에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