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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쟁점

청년 정책, 우리의 시선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은 아닐까?

김규식(청주시 청년센터 청년뜨락5959 센터장)

    현재 정책 중 가장 이슈는 ‘청년’이라고 느껴진다. 기초자치단체의 청년 정책 전달체계인 청년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청년’이라는 이슈를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 지금의 청년 정책은 문화, 예술, 주거, 취업과 창업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청년 정책이 처음부터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여 실시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청년 정책의 실행 시기를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청년 정책이라는 명칭의 등장을 실행 시기로 볼 것인지, 청년 문제를 인식을 통해 시작 된 정책을 실행 시기로 볼 것인지는 각자의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르다.
    내가 바라보는 청년 정책의 출발 시기는 IMF 이후라고 생각한다. IMF 이전 높은 경제 성장률과 고용안정성이 담보되던 시대에서 고용의 불안정성과 낮은 취업률의 문제가 등장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된 정책을 청년 정책의 출발 시기로 보는 관점에 동의한다. 나는 이때 청년실업률 등의 청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등장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우리는 청년의 시기를 따로 특정하여 정책 대상의 범주로 두지 않았다. 그리고 청년이 어려운 것은 늘 그래왔듯이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로 인해 나타난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운영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보면 대학을 졸업하면서 당연하게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취업이 기업의 도산 등의 이유로 취소되고 이제 사회로 진출하는 과정의 청년들은 여러 어려움에 놓여있던 모습이 등장한다. 이 당시의 청년 문제는 실업률과 낮은 고용률로 대표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시작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외환위기의 극복과정에서 나타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을 실행하며 청년 실업대책위, 고용지원센터 등의 설치를 통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일자리로 인한 소득의 양극화, 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하는 것을 초점으로 두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청년고용촉진특별위 등을 통해 정책을 실행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년고용촉진특별위, 고용지원센터 등을 통해 정책을 실행하였다. 일련의 정부 정책을 간단히 살펴보면 청년 정책은 인력개발, 직업능력개발 등을 통해 청년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었다. 물론 박근혜 정부 시기 활성화 된 청년 창업 정책, 청년재단 등 취업이 아닌 다른 방향의 청년지원이 확대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그동안 일자리 정책에 집중되어 온 청년 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다양한 방향의 정책적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2020년 청년기본법의 제정과 청년 정책 시행령이 운영되는 과정도 있었다. 이외 지방정부는 청년 정책과 관련한 조례를 2015년 ~ 2018년의 시기에 대개 제정하였고, 개별적인 청년 정책을 실행하고자 노력하였다.
    대한민국의 청년 정책 실행을 김대중 정부의 시기로 생각해도 20년의 시기가 지났음에도 우리는 아직 인식의 변화를 이루지는 못 했다. 그렇게 우리는 청년 정책을 실행하고 바라보는 모습이 아직은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정책의 다양성과 예산의 확대를 통해 청년의 이슈를 받아들이고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는 인식의 변화는 없이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청년 파트에서 일을 하면서 몇 년째 정책의 실행만큼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우리 사회는 아직 취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일을 하면서 ‘청년센터’라는 이름을 듣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그 곳에서 청년들 취업을 시켜주나요?’라는 질문한다. 보통의 사람들의 인식에서 보듯이 청년 정책은 아직 취업과 창업의 일자리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바뀌는 행정 담당자 또한 매번 취업률과 창업지원을 통한 성장률 등을 물어본다. 그리고 매번 청년센터의 고유한 업무는 취업과 창업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켜야한다. 이러한 시선은 정책에 조금만 관심을 두어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활동하는 지역의 2021년 청년 정책 시행계획을 청년 정책 시행령의 기본 계획 5가지 분야로 나눠보면 과제 82가지 중 38개가 일자리 분야이다. 이는 전체 정책의 약 50%이며, 3분의 1의 예산을 차지한다. 또한 공사비용, 토지매입 비용 등 기초 예산이 월등히 높은 공사비용의 주거 분야의 예산을 제외한 4가지 분야로 보면 일자리 분야는 70%가 넘는 예산을 차지 한다. 예를 보듯 청년 정책은 정책의 다양성을 확대했다고 하지만 아직 일자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정책에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두 번째, 우리 사회는 아직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도전의식과 새로움을 강요한다. 왜 아직도 젊음은 새로움이라는 선입견을 강조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많은 정책을 보면 ‘청년들의 새로운, 참신한 아이디어’를 강조한다. 이런 생각들은 청년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도 작용한다. 청년들이 공시족에 몰리는 현상을 도전의식의 부족, 안정주의 등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또한 우리 사회는 아직 ‘라떼-’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과거의 청년이었던 기성세대들은 아직도 지금의 청년들에게 30년 전의 청년 시기를 보내던 상황을 그대로 대입한다.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희생을 하던 당시를 말한다.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청년의 시기를 고생해서 이만큼 성장했듯 지금의 청년들도 그러기를 바란다. 그렇게 아직도 우리는 아프니까 청춘이란다.
    세 번째, 청년은 시작을 하며, 다시를 생각해야한다. 정부의 일자리 관련 정책을 보면 기간을 정하고 청년을 취업시키고 기업에 그 기간동안 청년의 인건비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책들은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일자리 사업이나 고용노동부의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연관한 청년 인턴제와 많은 일경험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다. 청년들에게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무를 경험하게 한다는 취지로 행해지는 사업들은 청년에게 시작과 동시에 다시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의 직무를 통해 다른 곳을 취업을 알아봐야한다. 그리고 일경험 사업이 아니어도 청년들은 일정 기간의 정부 지원이 끝난다면 기업에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보장 받기 힘들다. 열정페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이 인턴제를 시행하고 그 중 1명만 채용하거나 적정인원이 없다는 이유로 고용을 하지 않았던 일들이 정부 정책에도 나타날 수 있다. 2020년 방영했던 ‘허쉬’라는 드라마에 나왔던 에피소드 중 “‘인턴’, 필요에 의해 인!했다가 필요에 의해 턴!해서 나가야하는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처럼 지금의 청년들은 언제나 시작과 동시에 다시를 생각해야만 하는 사회에 놓여져있다.
    우리 사회의 청년 정책이 고민해야 할 것은 아직도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이다. 일자리에 치중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점, 청년의 시기에는 이것 저것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실패도 해봐야 하는 도전의식을 강요하는 문화, 경험의 제공이라는 명목으로 언제나 다시를 생각하는 취업 문화들까지 우리는 아직도 변화하지 못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은 가끔 ‘쓸데없이 청년들에게 예산을 투입한다.’,‘청년은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지 정책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내가 ‘신’이라면 그들에게 젊음을 주고 싶다. 지금의 시대를 다시 청년으로 함께 살아보게 하고 싶다. 그렇게라도 지금의 시대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청년의 문제는 일자리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청년은 게으르지 않다. 그리고 청년은 정책, 산업군에서 나의 실적을 위해 경험을 제공한다는 핑계로 값싸게 이용당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과거가 청년을 그렇게 바라보았다면 이제는 변할 때가 되지않았을까? 우리는 아직 과거에 발목잡혀 있는 인식을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