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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쟁점

국제개발원조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에
있어서 평가(Evaluation)의 현황과 과제

박성희 전문관(한국국제협력단 농어촌개발팀)

최근 OECD 개발원조 위원회 (DAC :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회원국을 중심으로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경제성장과 빈곤퇴치를 위해 개발협력(development co-operation)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핵심이 바로 평가(evaluation)이다.(1) 이러한 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 평가 결과의 투명성 및 보고서 공개 등도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은 국제원조투명성기구(IATI, International Aid Transparency Initiative)에 1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 2016년부터 ODA 관련 정보의 공개 등 원조 투명성 증진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원조 사업의 공개는 한정된 개발재원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성과관리 및 평가 체계를 강화하게 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ODA에 있어서의 평가 현황과 과제에 대해 알아보고 KOICA의 성과평가 적용 및 강화 노력을 간단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지난 9월 유엔 지속가능개발정상회의(UN Sustainable Development Summit)에서 17개의 목표(Goals)와 169개의 세부 목표(Targets)로 구성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채택하였다. 모니터링은 국가별 현황을 고려 자발성과 투명성 강화, 국가주도 데이터 수집 등을 통해 대상 국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지표 활용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SDGs의 달성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성과 측정 지표(Indicators)를 제시하고 증거 및 결과중심의 개발협력 사업을 추구하여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것은 또한 국제사회가 원조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투입 중심관리에서 증거 기반 및 성과 중심의 관리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 중심의 관리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대두되었다. 특히, 지난 2011년 부산 세계 개발원조 총회(The 4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 HLF-4)를 계기로 원조의 패러다임이 ‘원조의 효과성’에서 ‘개발의 효과성’으로 전환되고 있다. 개발 효과성으로의 논의는 원조효과성 논의의 자체적인 한계와 더불어 변화하는 환경과 국제 원조 체제에 원조효과성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 세계 경제 위기,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문제, 식량 부족, 테러의 공포 등의 다양한 개발원조 위기가 가중되면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을 고려한 지속가능하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의 대응으로 개발효과성이 대두되었으며 SDGs의 목표들은 이러한 함의를 담고 있다. 최근 국제개발협력의 초점은 좋은 성과를 내는 효과적인 원조에 대한 관심 및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노력 등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성과라는 것은 평가와 직결되는 것으로 한국에서도 성과 평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원조의 효과성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방법 중의 하나가 영향평가 (Impact Evaluation)이다. 영향평가는 1980년대부터 개발도상국의 위생시설이나 식수 및 영양개선 등의 보건 분야에서 대한 사업의 개입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영향평가는 비교집단을 설정하여 사업의 영향이 없는 사람들의 삶의 변화(YIP=0)와 사업수혜자의 삶의 변화(YIP=1)를 비교하여 그 차이(A: impact)가 특정사업으로 인한 것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다.(2)

A(impact) = (YIP=1) - (YIP=0)

위의 방정식처럼 영향평가는 정량적인 방법론으로 사업의 성과를 과학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종려 (2012), 개발협력사업에서 영향평가, 국제개발협력, 2012(1), 196-208 다만, 엄격한 영향평가를 위해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모든 사업에 대한 수행보다는 일정 수준이상의 국가별 사업에만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사회는 정성평가를 보완하여 정량적 및 정성적 평가 방법을 혼용하는 방식을 권고하기도 한다.
INTRAC, Oxfam 등 유수의 국제시민사회단체들도 이미 영향평가관련 연구를 수행하였다. 코이카(KOICA)는 한국 최초로 영향평가를 개발 협력 사업에 적용하여 수행하였으며, 지난 2015년 종합적 농촌개발 사업인 새마을 사업이 실시되고 있는 지역에 시범적으로 영향평가를 적용하여 진행 중에 있다. 농업 농촌부문 개발협력 사업의 성과 측정은 개별 사업별 측정지표를 사용하고 있어 일관성이 부족하고, 비용과 편익(혹은 효과)의 발생으로 인한 계량화가 어려운 면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코이카는 포괄적 접근인 스마트 새마을운동을 농촌 공동체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사회적 자산 및 소득의 증가를 확인하기 위해 과학적인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코이카의 스마트 새마을 사업은 프로젝트 형식의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다양한 세부 프로젝트가 포함된 프로그램 형식의 개발 사업이다. 이러한 국제적 수준의 평가기법의 적용은 향후 5년간의 새마을운동 ODA 사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에 관한 실증적인 분석 및 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영향평가가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서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 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영향평가(Impact Evaluation)를 잘 시행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설계 단계부터 엄밀하게 구성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국내의 ODA 사업은 설계보다 프로젝트 자체를 위한 계획수립 및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평가를 위한 전문 인력 확보 및 예산의 확대가 필요하다. 아울러 조직 차원의 학습과 정책, 사업의 개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평가에 대한 공개 및 환류 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하다. 향후,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해 간다며,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업성과 도출을 통하여 국제개발원조 사업의 타당성 및 신뢰를 더 높게 가질 수 있을 것이다.


(1) Erik Solheim, Evaluating Development Activities, OECD, 2013
(2) Paul J. Gertler, Sebastian Martinez, Patrick Premand, Laura B. Rawlings, Christel M. J. Vermeersch, Impact Evaluation in Practice, WB(2011)
(3) 강종려 (2012), 개발협력사업에서 영향평가, 국제개발협력, 2012(1), 196-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