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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인공지능기반의 지역개발전략 및 지역정책

기정훈 (명지대학교 교수)

지역개발전략이나 지역정책을 살펴보면 성장거점 전략, 불균형 개발전략과 같이 정부주도의 하향식 전략이나 정책이 있는 반면에 상향식 지역개발전략은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개념 뿐 아니라 전체적인 삶을 다루는 것으로 간주하고 개발의 목적과 과정이 이러한 목적에 적합해야 함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동안의 지역개발은 이러한 큰 틀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전통적인 성장거점전략, 대도시권에 대한 성장관리전략, 낙후지역 개발전략, 지역혁신전략과 같은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학술적 이론에 기반한 이론적인 틀과 과학적인 방법론들이 활용되기도 하지만 반면에 지자체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맞추어 지역주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정치적인 전략과 결정들은 지방중소도시 공항 건설과 같은 재정낭비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은 과연 지역개발전략이나 지역정책에 활용될 수 있으며 어떤 측면에서 도움이 될까?

우선 빅데이터는 데이터 형식이 매우 다양하고 그 유통 속도가 너무 빨라 기존 방식으로 관리 및 분석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의미한다. 스마트 기기와 SNS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빅데이터가 급증하고 있고, 이용자들이 생성한 데이터의 형식(정형, 비정형)여부를 떠나 데이터 자체가 증가하자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태동한지 60여 년 만에 IT 산업계 주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은 지난 1950년 앨런 튜링의 튜링테스트로 개념이 알려지기 시작한 후 50여 년 동안 기술 투자가 이뤄졌지만 최근까지도 미래기술로만 인식되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의 등장, 컴퓨팅 파워의 개선 및 네트워크의 활성화, 딥러닝 등 알고리즘 발전에 따라 인공지능기술은 생산성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일자리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지각, 추론, 학습 능력 등을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여 구현함으로써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기술로, 각종 지능형 서비스가 산업분야에 응용되고 있으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첨단 기술 중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자연어 처리, 지능형 로봇, 머신 러닝, 딥 러닝 등을 비롯한 상당수가 인공지능 관련된 기술이다.

지역개발전략과 지역정책에 빅데이터는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고 이미 3차원 데이터를 활용한 경관 및 지형분석, 모바일 데이터를 활용한 유동인구 측정, 신용카드와 같은 정형화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도시인구 및 소비의 시공간 패턴분석, SNS와 같은 비정형화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회적 트랜드 모니터링 등이 활용되거나 계획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빅데이터의 지역개발전략으로의 적용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개발을 위한 지역현황과 문제 진단과 지역 자산의 조사, 그리고 지역개발의 사업성 분석 등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영역들이다.

인공지능은 지역개발전략과 지역정책에 빅데이터와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적용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와는 달리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가지기 때문에 지역개발을 위한 지역문제에 대한 현황보다는 지역문제의 추세에 대한 예측이나 지역에서 향후에 발생하게 될 문제에 대한 추정과 지역개발을 위한 최선의 전략과 대안의 선택을 하는 역할이 된다. 빅데이터가 지역개발을 위한 문제인식과 수동적인 대처에 활용된다면 인공지능은 능동적인 대처와 나아가 지역개발을 위한 최종적 결정까지도 할 수 있다. 알파고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인공지능은 신경망 구조를 통해서 변화되는 상황에서 최적의 결정을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지역개발과정에서 변화되는 요소들로 인식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최적의 지역개발전략을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그렇지만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은 그 활용에 있어서 한계점들이 있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의 경우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인공지능의 경우는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에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 권한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된다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지역개발전략과 지역정책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