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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지역개발 사례

충남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의 도입과 적용

이관률 (충남연구원)

1.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의 필요성

농산물 가격보전을 위한 기존의 농업직불금 제도는 정책적으로, 사회적으로 논리적 근거가 낮아지고 있다(Tangerman, S. 2011). 그래서 많은 선진국들은 농업농촌이 갖는 공공적·다원적 기능에 근거한 새로운 논거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충남도는 “농업직불금 제도개선 방안(2014)”을 마련하여 관련 기관에 제안한 적이 있다. 당시 제안된 방안에 대한 기본적 인식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였지만, 실제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당시 제안된 농업직불금 제도개선은 제1축 희망농업직불(식량자금 프로그램과 젊은농부 프로그램), 제2축 생태경관직불(농업생태 프로그램, 농촌경관 프로그램), 제3축 행복농촌직불(농촌공동체 프로그램, 농촌안전망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충청남도는 실제 사업이 시행가능한지, 그리고 사업의 성과가 있는지를 현장에서 검증하기 위해 2016년 5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의 주요내용

시범사업 대상마을은 2015년 11월에 보령시 장현마을(은행마을로 유명한 마을), 청양군 화암마을(1980년대부터 친환경농업 추진)을 최종 선정하였다. 그리고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에 3회의 농민간담회(2015. 12 ~ 2016. 1)와 7회의 농민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2016. 2 ~ 2016 4), 협약내용에 대한 개별농가 컨설팅(15일간)이 각각 개별마을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충남도, 보령시, 청양군, 장현마을, 화암마을 관계자가 함께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 실천협약식”을 2016년 4월 20일 체결하였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농가 114호(장현 61호, 화암 53호)는 4월 30일자로 농가별 프로그램 신청서를 작성하였다. 단 농촌경관 프로그램은 개별 농가로 신청한 것이 아니라, 마을과 협약을 체결한 이후 집행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농업생태 환경프로그램은 연간 1개 농가당 300백만원 한도 내에서 식량자급(150만원 한도), 농업생태(200만원 한도), 농촌경관(100만원 한도)의 협약한 사업을 실천을 한 이후 지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세부프로그램과 프로그램별 단가는 7회의 농민교육 및 프로그램개발을 통해 농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을 거쳤다.

농민교육 및 프로그램개발 과정에서는 총 25개의 사업이 도출되었는데, 이중에서 실제 농민들이 선택한 것은 14개 사업이다. 당초 제시한 사업들 중에서 농민들의 수용률은 56%로 나타났다. 농업생태 환경프로그램으로 제시된 사업은 <표 1>과 같다.


<표 >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의 발굴과 채택
부문 세부 프로그램 주요내용
식량 자급 (150만원) 토종씨앗재배 및 채종
  • 대상: 밭
  • 토종종자로 인정한 경우
  • 채종 및 씨앗 공유 의무
  • 최소 면적 없음
환경친화적 농업실천
  • 대상: 논
  • 복합비료, 제초제 사용 불가
  • 10a 당 유박비료10포, 질소비료1포 미만 사용
작물다양화(밭만 해당)
  • 대상: 밭
  • 최소면적: 1개 작물 당1.67a 이상
  • 작물: 조, 수수, 기장, 팥, 메밀, 귀리, 밀, 옥수수, 녹두 등
이모작(논만 해당)
  • 대상: 논
  • 작물: 보리, 밀 등
농업 생태 (200만원) 논밭 전환
  • 대상: 논
  • 논에서 밭으로 전환하는 경우
볏짚환원
  • 대상: 논
  • 볏짚을 해당 논에 환원하는 경우
생태수로 유지 및 보호
  • 생태수로의 유지 및 보호
농수로 정비
  • 농수로 생태계 보호
농지 내 수목 유지 및 식재
  • 대상: 논
  • 농지 안에 수목을 유지하거나 식재하는 경우
삼포식 농업 수행
  • 삼포식 농업 도입
논 휴경
  • 대상: 15년 직불금을 수령한 논
  • 벼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겨울철 논습지 유지
  • 대상: 논
  • 10월~ 익년3월까지 논에 물을 가두어 두는 경우
둠벙 조성 및 관리
  • 대상: 논
  • 최소면적: 농경지의10% 혹은1a 이상
논물떼기 안하기
  • 논물떼기 안하기 혹은 줄이기
논두렁 풀 안 베기
  • 대상: 논
  • 논두렁의 풀 안 베기 혹은 풀의40cm 남기고 예초하는 경우
  • 농작물 재배를 위해 필요한 경우는 최소 범위에서 예초기 사용을 인정하나 사전 협의 후 가능
  • 풀베기는10월말~11월에는 가능
논두렁 식재(초목, 야생화)
  • 대상: 논
  • 논두렁에 나무, 초목, 야생화 등을 식재하는 경우
저수지 및 마을하천 관리
  • 저수지 및 마을하천 청소 및 유지
경계식생군락지 및 생태완충지 조성
  • 경계식생군락지 및 생태완충지 조성
비닐하우스 철거 및 차단식재
  • 불량한 비닐하우스 철거 및 차단식재
화분매개곤충작물 재배
  • 대상: 논, 밭, 임야(임야는 인정한 경우에 한함)
  • 화분매개작물을 식재하는 경우
  • 예: 유채, 산괴불주머니, 현호색, 갯버들, 라벤다, 바질, 타임, 오레가노, 배초향, 수유나무, 엘로우스위트클로바, 헤어리베치*, 크림손클로버*, 황화초*, 메밀*, 파셀리아*, 루핀*, 화이트클로버*, 크로탈라리라* (*는 녹비작물)
농촌 경관 (100만원) 마을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자원재활용조합 설립
방목 및 전래유산 복원  
마을 숲 정비 및 보존 (초지 조성 등)  
마을경관정비 (폐가 및 불량시설 정비, 마을안길식재)  
마을자원관리 (고택, 마을유산 등)  
주: 음영은 농민들이 채택한 프로그램을 의미함.

농민들과 협약한 총 금액은 24,051.9만원이고, 1인당 평균 211.0만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식량자금 프로그램에서 12,007.6만원(1인당 평균 105.3만원), 농업생태 프로그램에서 13,174.2만원(1인당 평균 115.6만원)을 협약하였다. 농촌경관 프로그램은 마을과 협약이 이루어져 추진되기 때문에 농가의 협약금액에서 제외되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실제 농가가 실천하는 프로그램은 최대 400만원으로 변경되었다.

2016년 신청한 프로그램 협약금액을 기준으로 요인분석을 한 결과에 의하면,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은 4가지 요인으로 유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친화적 논농업(볏짚환원, 논두렁 풀 안베기, 환경친환적 농업), 밭농업의 다양화(토종씨앗재배 및 채종, 작물다양화, 화분매개 곤충작물재배, 이모작), 농업생태환경 관리(둠벙 조성 및 관리, 논두렁 식재), 생태서식지 조성(논휴경, 겨울철 논습지 유지, 농지 내 수목유지 및 식재)으로 구분이 된다.



3.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의 추진과정

첫째, 식량자급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농업에 대한 참여의식이 높아졌고, 다양한 형태의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고 있다. 우선 충남지역의 토종종자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토종씨앗이 재배되고 있다. 토종씨앗재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토종씨앗을 재배하는 경우 대부분 혼작을 하고 있다. 그리고 환경친화적인 농업실천을 통해 비료와 농약 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농민들의 자발적 참여의식이 증가되고 있다. 비료사용의 절감으로 인해 벼 1묘에서 거두는 수확량이 10%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각종 풍수해로 인한 도복의 위험이 감소하고 밥맛은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생협 등과 계약재배 및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수수, 귀리, 녹두 등의 작물이 재배됨에 따라 마을에서 재배하는 작물이 다양화해지고 있다. 밭 농업의 다양화로 1960년대의 과거 농촌풍경이 되살아나는 효과가 있고, 아울러 수수대를 이용해 빗자루를 만드는 등 다양한 농경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둘째, 농업생태 프로그램을 통해 식물계와 동물계의 생태순환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선 농지 내 수목유지로 인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게 되고, 이로 인해 생태순환이 활성화되고 논의 유기물 함량을 높이데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논을 휴경하고 습지를 조성한 경우 생태환경이 급속히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경 논에 다양한 동물 및 곤충들이 서식함에 따라 유기물 함량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경을 한 경우 미곡의 품질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둠벙을 조성함에 따라 각종 동식물의 안정적인 서식지를 유지하게 되어 생태계가 다양해지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아울러 둠벙 조성으로 인해 논에 물을 바로 댈 때 발생하는 냉해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논두렁 풀 안 베기는 농가의 심리적 저항감이 큰 부분이었으나, 노동력 절감이라는 효과와 더불어 논두렁의 생태계를 다양화하는 이중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논두렁의 풀을 안 베는 경우 곤충의 종류가 많고 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논두렁 풀 안 베기를 통해 해충방제 및 유기물 함량의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풀 안베기로 인해 농작업에 일정정도 불편을 끼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풀이 무한정 자라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자연적인 천이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끝으로 논두렁에 유실수 중심의 식재를 하였으나, 대부분 유목으로 인해 실질적인 성과를 측정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셋째, 농촌경관 프로그램을 통해 자발적으로 마을을 가꾸겠다는 의식이 증가하고 있다. 우선 마을 내 쓰레기 분리수거 및 소각 등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실제 마을 내부가 과거에 비해서 깨끗해지고 있다. 그리고 개별 마을에서 반별로 마을안길 가꾸기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꽃길 조성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한계가 있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공동체의 형성가능성과 농업과 생태계의 공생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막연하게 친환경농업은 안 된다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부분적으로 환경친화적 농업을 도입할 수 있겠다는 의식이 증대되고 있다. 최소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농민의 자발적 의식이 형성되고 있다. 그리고 마을주민간의 소통이 활발해졌고, 함께 무엇인가를 해야 하겠다는 공동체 의식이 복원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서 확연하게 새의 서식빈도가 증가하였고, 고라니 등이 논두렁에 와서 서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4.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의 모니터링

협약프로그램이 정확히 실천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매월 대상지를 방문하여 확인을 하고 있고, 농가의 애로사항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핵심행위자를 중심으로 한 인터뷰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농가의 농업경영형태 및 비료투입량, 직불금 수령내역,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 사업만족도 등에 관한 현장조사도 병행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생태환경 프로그램의 효과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실험군과 대조군을 선정한 이후 토양미생물 조사, 동물생태계 조사(조류, 양서파충류, 포유류), 담수무척물동물 조사, 논두렁 식물과 곤충조사 등을 계절별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성과평가지표는 농업측면, 농가인식측면, 사업측면, 생태측면, 마을측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부 조사항목과 조사방법은 <표 2>와 같다.

2016년 사업성과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2017년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7년 농업생태환경 농민교육”이 2016년 12월에 마을별로 3회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농민교육에서는 2016년 시범사업에 대한 자체평가와 개선과제 도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표 2>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의 평가지표(안)
구분 조사항목 단위 조사방법
농업측면 토종종자 종류면적 현장조사
환경친화적 농업실천 농가수종류면적
작물다양화 종류면적
이모작 종류면적
인식측면 자발적 참여의지 리커트 척도 설문조사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 리커트 척도
농업보조금에 대한 인식 리커트 척도
사업측면 실천이행율 %(금액면적) 지급액
참여만족도 리커트 척도 설문조사
생태측면 미생물 종류수 현장조사
저서생물 종류수
곤충 종류수
동물 (양서류조류포유류) 종류수
식물 종류수
환경측면 토양오염   현장조사 기존사내용
수질오염  
마을측면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참여횟수, % 현장조사
아름다운 마을경관 수사례
도농교류 건참여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