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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지역발전과제

저성장시대의 지역경제전략

나주몽 (전남대 교수)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우리나라 경제의 실질 및 잠재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다. 성장잠재력 저하는 여러가지 요인에 기인한 것이지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노동력 양적 투입 둔화,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가들의 추격으로 인한 요소투입 중심의 추격형 성장의 한계에 기인한 바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의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는 인구구조를 변화시켜 생산인력 확보를 어렵게 함으로써 성장잠재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고령인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사업을 통한 수요의 창출이 요구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에서 저성장기로의 이행을 거쳐 이제 장기 저성장기로의 이행으로 접어든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저성장이 새로운 노멀(normal)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런 저성장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는 시대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당면한 현실이며 지역경제의 경제활동주체가 이러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성장시대의 지역경제는 만성적인 구조조정과 높은 실업률, 시장의 활력 둔화, 생산의 고비용 및 소득의 양극화 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 따라서 성장하지 않는 경제로의 전환에 대비하고 그에 맞는 사회적 체질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저성장시대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지만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위기를 동시에 포함한다. 이에 따라 양적 성장 위주의 기존의 경제발전정책에서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으며, 지역정책 차원에서 인력·자원·환경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 필요하다.
     지역경제 차원에 있어 저성장의 원인을 단순히 생각해 보면, 공급 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의 저하와 수요측면에서의 유효수요 부족의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저성장시대의 지역경제의 활성화 전략으로는 지역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수요측면에서 지역의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먼저 지역경제의 공급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주력산업을 통한 지역혁신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지역산업의 저렴한 토지가격이나 저임금 노동력에 의한 비용절감과 같은 기존 생산요소의 비교우위에서 탈피하여 지역이 가지고 있는 주력산업이 지역지식의 창출·확산·활용 시스템과 연계되어 기술혁신을 통해 산업의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지역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지역의 스마트 전문화를 통해 신사업의 창출과 지역에 성장잠재력의 발굴이 중요하다. 지역경제에 신성장동력산업 발굴 및 육성하여 지역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의의 스마트 전문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역 내에서 새로운 성장기회 포착과 신성장 산업을 발굴은 기업가적 발굴 과정이 중요하다. 기업가적 발견 과정은 지역경제 주체 및 정책 담당자들이 시장과 수요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주체의 역량을 정확히 판단하여 지역의 잠재적 자원을 활용한 지역산업육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경쟁력이 약회된 지역산업의 구조조정의 길을 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성장잠재력의 발굴은 기존 산업과 다른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의 발굴에 의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비교우위요소를 더욱 강화하여 지역산업을 특성화 시키면서도 이들 통해 다양한 신산업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다음으로 저성장시대에 지역경제의 활성화 전략으로 지역경제의 수요측면에서 유효수요를 확충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전 세계경제의 구조적 경기침체와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가 현실화 되고 있고 사드배치 문제로 정치적인 영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제조업 위주의 수출정책의 한계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수기반 서비스업종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내수기반 서비스 업종의 고부가가치화와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융복합하여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유효수요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한나라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의 성장과 더불어 서비스업의 성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현실은 서비스부문의 고용증가에 비해 부가가치 생산성 증가는 상대적으로 저조하여 경제전반의 성장을 저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내에 내재되어 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서비스 업종의 단순한 규모의 확대를 위한 존속적인 혁신이 아니라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을 통한 서비스업의 체질을 강화하여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산업으로 변화시켜 유효수요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저성장시대에는 사회혁신을 통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형성을 통해 새로운 유효수요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혁신은 사회영역에서 새로운 제품· 공정·서비스·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의미하는데 비즈니스 혁신이 이윤획득이라는 물질적·경제적 동기에 따라 이루어진다면 사회혁신은 사회적 임무달성, 자기실현 등의 동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지역경제의 양적성장이 아닌 사람 중심의 질적 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특히 사회혁신을 통한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형성 및 확대는 지역경제 내에서 경제순환구조를 개선할 수 있으며 주민의 다양한 니즈에 따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의 유효수요를 확충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사회적경제 생태계 형성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유기적 환경체계로 그 조직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재화 및 서비스를 공급하고 수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의 유효수요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한국의 지역경제의 본질적인 문제는 분배의 악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가계부채 증대에 기인한 수요부족과 고용력 저하가 문제이므로, 분배를 개선하여 공급 측면보다는 수요 측면에서 소득주도, 임금주도 성장 전략을 채택하고 중소기업과 서비스 시장을 육성하는 것이 더 과제라고 하기도 한다. 향후 저성장 국면에서 지역의 성장 동력과 모델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도 과제이다. 따라서 저성장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경제 전략은 향후 한국의 지역경제에서 큰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