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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석 박사(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융합실장)
1. 시작하며
1997년 지구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해 교토의정서가 체결된 이후, 범지구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감축하더라도 기후변화 영향은 수세기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IPCC(2014)에서 기후변화는 도시와 비도시, 해안, 수자원 등 모든 부문에서 인간의 생활과 생존을 위협하는 글로벌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도시는 인구 및 경제적 활동이 집중되어져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를 차지하고 기후변화 위험들이 상대적으로 집중되어져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였고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BAU 대비 30% 줄이는 감축목표를 설정하였다. 또한 저탄소 친환경 사회로의 전환 및 국내외 확산을 위한 시범모델개발을 목적으로 친환경 지속가능도시 사업을 2009년 강릉을 시작으로 청주, 부산, 담양의 4개 지역에 대해 시행중이다. 여기에서는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일원을 대상으로 저탄소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주요 사업내용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2. 부산광역시 서구 남부민동 사례의 주요 내용
부산광역시 서구 지역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 주거지로 급속하게 형성된 경사주거지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지속적 인구유출과 높은 고령화율에 의해 에너지 빈곤가구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공·폐가가 증가하는 등 도시쇠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해당 지역에 대해 ‘친환경 생태도시 서구’ 구현하기 위해 ‘도시건축물 및 인프라 재생’, ‘자원순환’, ‘도시생태성 복원’,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구축’의 4대 추진전략의 24개 세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대상 지역은 부산광역시 서구 남부민동 일원의 약 1.02km2이며, 전체 사업구상도는 아래와 같다.
전체 구상도
이들 세부 사업 중에서 하우스 프로젝트와 계단길 그린웨이 사업을 대표적으로 살펴보았다. 하우스프로젝트는 주택과 커뮤니티시설을 결합한 에너지 공유단지 신축을 위한 모델사업이다. 이 사업은 경사주거지의 입지를 고려하면서 지역 내 유휴공지를 활용하여 4개 동으로 구성된 친환경 주거단지를 신축하였다. 각각의 개별주택들을 서로 연결하고 태양광, 태양열, 빗물 재활용, 건축녹화, 비오톱 등 친환경적, 생태적 기법을 적용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주민의 커뮤니티 및 방문객의 거점으로 계획하였다. 2015년 4월부터 12월까지 친환경 주택체험 및 게스트하우스로 시범 운영한 결과, 월 500명 내외의 인원이 이용하였다. 이러한 하우스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약 8.53tCO2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나타났으며,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 도입으로 인한 에너지 효율성 및 자립도 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친환경 주택에 대한 주민 및 방문객의 관심과 이해도 높아졌다.
계단길 그린웨이 사업은 친환경 인프라 구축사업의 하나이다. 전형적인 경사지형의 산복마을로 불규칙하게 좁은 계단길과 경사로로 구성된 수직가로들이 분포하고 있다. 이들 수직가로는 노령인구 낙상 등 보행안전 문제와 여름철 폭염에 따른 도시 쾌적성 저하 등 주민 건강을 고려한 옥외환경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계단길에 녹지를 조성하여 천마산에 집중된 녹지를 체계화하고 보행 쾌적성 제고와 커뮤니티의 장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계단길 그린웨이로 조성하였다. 이를 토대로 옥상녹화, 폐·공가 생태자원화, 마을 숲 조성사업, 관광거점 등을 서로 연계하도록 계획하였다. 계단길 그린웨이 조성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16.38tCO2의 온실가스가 저감될 전망이다. 경사지대의 그린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여름철 도시 열섬현상 완화 등과 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우수 저장효과를 통해 폭우나 가뭄에 대비할 수 있다.
3. 시사점
부산광역시 서구 남부민동 일원의 친환경 지속가능도시 사업은 2013년부터 선도, 확산, 정착의 사업추진과정을 거쳐 2022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10.248tCO2의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계속 추진하면서 개선될 점은 잘 개선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좋은 지역개발사례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국내의 기후변화 대응 지역개발은 스팟(spot) 단위로 관련 시설 등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시작단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산광역시 서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는 것처럼 스팟(spot) 단위로 이루어지는 각각의 사업들이 모여 온실가스 저감 및 기후변화 적응 도시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그래서 작은 공간단위라고 할지라도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계획한다면, 범지역적으로 온실가스 저감 및 기후변화 적응 도시를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6월 코펜하겐 등 17개 도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80% 감축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도시연맹(carbon neutral cities alliance)을 결성하였다. 우리나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우리 현실을 고려한 혁신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부산광역시 서구, 2015, 부산광역시 서구 남부민동 일원 친환경 지속가능한 도시조성 개발계획
IPCC, 2014, Climate Change 2014 : Impacts, Adaptation, and Vulnerab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