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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쟁점: 접경지역

접경지역의 바람직한 개발방향

기정훈 (명지대학교 교수)

접경지역이란 남북분단으로 지난 60여 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지역발전과 사유재산에 불이익을 받아온 군사적 접적지역 및 그 인근지역을 말한다. 실제로 접경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 및 군사시설보호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지역적으로 개발이 정체되거나 낙후된 지역으로 주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의 기반 형성을 위해 개발사업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개발에서 소외되었던 접경지역이지만 실제로는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첫째, 접경지역은 향후 인적·물적 교류의 중심지가 될 것이고 남북한의 주요 교통망이 이곳을 통과하기 때문에 남북한의 연결은 물론 대륙과의 연결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역사적으로 한반도 중심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귀중한 역사·문화적 유산들이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기에 6.25 전쟁 전후의 흔적을 담고 있는 역사적 유물도 많이 남아있다. 셋째, 수도권과 근접해 있고, 동북아 경제권 배후시장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지역경제 발전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넷째, 반세기 동안 남북 분단과 군사적 대치에 따른 출입 통제와 규제로 우수한 자연생태계가 보전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접경지역의 개발에는 몇 가지 우려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접경지역은 각종 규제로 도로 주택 등 기초인프라가 열악하여 정주생활환경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둘째, 산업입지에 대한 엄격한 규제는 지역산업 발전과 지역경제의 자생적 성장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접경지역 일원에 60여 년간 보존되어 온 자연생태계를 향후 개발할 경우 자연환경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 우려된다. 넷째, 남북 간 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인 북한의 핵문제로 대 내외적인 긴장 고조와 이로 인한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접경지역 개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장단점들을 고려할 때에 접경지역 개발의 바람직한 방향은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군사시설을 활용한 개발이다. 군부대 이전지를 활용하여 숙박, 휴게, 병영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운용하고 지역 특산물, 자연경관, 안보시설 등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운영하는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 외에 한국전쟁 등 전쟁역사유적 복원을 통한 관광자원 활성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전 세계 지뢰피해자를 포함한 전쟁피해자들의 정신적·육체적 치료 및 재활을 위한 의료 연구기관 설립을 통해 세계평화의 상징적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계획과 함께 지뢰피해자 재활 및 치료를 위한 전문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 이러한 개발을 통해서 군사시설보호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지역발전에서 소외된 지역의 정주생활환경 개선이 같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자연환경 및 지역문화를 활용한 개발이다. 민통선 주변과 접경지역내 숲과 산을 활용한 평화 사랑 숲 체험 코스, 통일소망 공원 등의 녹색체험 공간조성으로 접경지역 만의 친환경이미지 제고 및 환경규제로 인해 보전이 잘된 자연자원의 활용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접경지역내 숲 네트워크 내에 수목 특성을 활용한 소나무집, 잣나무집, 참나무집 등의 나무집을 조성하여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심신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접경지역 내 친환경 시설 및 문화자원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행해지고 있는 문화축제를 네트워크화하며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최대한 보존하고, 도시지역의 생태적 귀농인의 유입으로 지역 내 인구증가로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서 단순한 농산물의 판매만이 아니라, 직접 가꾸고, 관리하는 지속적인 체험 소유관광으로 장기적인 지역경제 소득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된다.

셋째, 산업개발 및 협력을 통한 개발방향이다. 여기에는 개발계획 사례들이 몇 가지 있는데 파주시 도라산역 일원의 산업형 특화발전지구, 철원군 동송저수지 일원의 물류 및 에너지형 특화발전지구, 그리고 고성군 남북출입사무소 일원의 관광형 특화발전지구를 들 수 있다.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접경지역 개발의 필요와 올바른 방향 정립은 매우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